EPISODE · Apr 14, 2013 · 6 MIN
2013/4/15 숲이 된 병원, 쇼핑몰이 된 서점
from 민경중의 트렌드 · host CBS
변해야 산다,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변화전략. Q1.민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키워드에 관해서 얘기 해주신다구요? A1. 그렇습니다. ‘변해야 산다’라는 말은 20년전이나 10년전이나 혹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자주 하는 얘기입니다만 경기불황속에서 이 말만큼 절실한 단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자신의 고유 업종을 뛰어넘어 변신을 꾀하는 몇 가지 트렌드를 중심으로 말씀을 나눠 볼까 합니다. Q2. 그렇다면 어떤 변화의 사례가 있을까요? A2. 저희 방송국 지하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대형서점인 교보문고 지점이 입점해 있습니다. 몇 년 전 이 서점이 목동 중심가에 들어올 때만 해도 인터넷서점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을 시점이었기 때문에 교육열이 높은 지역 특성상 큰 환영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매장 한가운데에 고객들이 편하게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별도의 의자가 놓여 진 넓은 방이 있었습니다. 자유롭게 책을 들고 와서 책상이 있는 의자에 앉아 읽다 보면 대형서점이라 역시 대고객 서비스가 훌륭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책 읽던 공간이 사라지고 매장 곳곳에 놓여있던 의자마저 사라졌습니다. 고객들은 불편하게 땅바닥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눈치껏 서서 벽장에 기대고 봐야했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흘렀습니다. 얼마 전부터 다시 매장 곳곳에 긴 의자가 생겨 다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한발 더 나아가 넓은 커피 매장까지 생겨서 커피도 마시고 책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왜 교보문고는 없앴던 의자를 다시 설치했을까요? 궁금했습니다. 이유는 스마트폰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바람에 책을 읽고 사는 사람들이 크게 줄면서 출판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넷 서점마저도 매출이 예전 같지 않다는 거죠. 급기야 서점들은 그저 고객들이 매장에 나와서 책을 봐주는 것만도 고맙고 그러다보면 필요한 책을 사가지 않겠느냐는 절박감에서 의자를 다시 가져다 놓았다는 것입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과거에는 서점에서 CD같은 음반판매가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했지만 디지털 음원에 밀려서 상당히 축소된 반면 안경샵과 화장품, 패션악세서리 등 복합 문화쇼핑몰이 들어왔습니다. 서점이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 이제는 복합문화쇼핑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입니다. Q3. 병원의 변화도 눈에 띈다구요? A3. 과거 대형병원 하면 진료는 짧고 대기 줄은 길다는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불편함과 불친절의 상징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어림없는 소리입니다. 병원 로비에서 음악회나 문화공연이 있는 것은 이제 너무 자연스런 서비스가 되었구요. 심지어 고양 화정동에 있는 관동의대 명지병원(이사장 이왕준)은 최근 갑자기 병원이 영화관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화사한 봄날, 마음은 꽃구경에 가 있지만 몸이 불편해 병상을 지키는 환우들과 가족들에게 개봉관에서 상영중인 영화 '콰르텟’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병원은 건강검진센터도 인테리어를 위해 나무나 돌을 심어놓은 것이 아니라 수많은 나무와 돌, 식물로 이뤄진 진짜 숲을 이루고 이름도 '숲마루'로 지어 마치 숲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게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강북삼성병원은 모든 병상에 태블릿PC를 설치하고 환자나 보호자가 필요한 정보를 언제든지 얻을 수 있는 스마트 병실을 갖췄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나 면회가 쉽지 않은 보호자들을 위한 화상면회 기능도 있고 국내나 해외로 자리를 비운 의료진과의 대화도 가능한가 하면 입원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태블릿PC에서 사진을 보고 선택하면 편의점에서 직접 병실까지 배달도 해준다고 하니 스마트가 병원생활속에 그대로 들어와 있는 셈입니다. Q4. 괜히 병원들이 서비스를 넓히면서 병실비만 올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만 그래서는 안되겠지요? A4. 지나친 특진비등으로 일부 병원들이 비판받는 사례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의료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병원서비스가 나아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최근 포화상태에 이른 주유소 역시 변신을 꾀하고 있는데요. 서울 여의도의 한 주유소는 국내최초로 세탁소를 입점시켜 주유와 세탁을 함께 서비스하는가 하면 강남의 한 주유소는 여성들을 위한 네일아트숍을 입점시켜 여성고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결국 혼자 사는 남자들이나 직장 다니는 여성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잘 살펴본 결과로 보여집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경우 과거에는 호두과자나 사먹고 화장실 이용을 위해 들렀다면 지금은 쇼핑 문화 레저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합휴게소’로 바뀌고 있죠. 영동고속도로 덕평휴게소는 첫 복합휴게소로 문을 열어 60여개의 의류 브랜드가 입점한 아울렛과 숲길, 허브농원, 애완견 체험학습장 등을 갖춰 이용객과 매출이 6년 만에 각각 10배 정도 늘어나는 효과를 봤습니다. 이젠 고속도로 휴게소에 파크골프장, 인공암벽등반 체험장, 특산물센터 등 변신에 변신을 꾀하는 휴게소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Q5. 방금 말씀하신 변화를 추구하는 업종들이 과거에는 잘나가는 기업들 아니었습니까? A5. 그렇습니다. 서점, 병원, 주유소, 고속도로 휴게소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블루오션, 즉 차려만 놔도 고객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황금알을 낳는 업종이었습니다. 이런 잘나가는 업종들이 왜 변신을 꾀하느냐 거기에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결국 서비스의 질과 고객의 충성도가 좌우하는 시대가 됐기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책은 안사고 의자에 앉아 책장을 넘기는 고객들이 서점입장에서는 꼴보기 싫었겠지만 이제는 그 고객마저도 그리워지기 시작한 겁니다. 의사들도 이제는 의사가 그냥 앉아서 환자를 맞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실력을 비교 평가해보고 특진을 신청하는 환자들의 수에 따라 적게 또는 많이 수당을 받는 시대가 된 것입니다. 영어에서 고객이라는 의미의 ‘customer'에는 습관의 뜻을 가진 ‘custom’이라는 단어가 들어있습니다. 이는 기업과 무언가 습관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한자로 고객(顧客)은 뒤돌아 보는, 보살피는 손님을 뜻합니다. 고객을 대하는 기업의 마인드가 변해야 하는 이유, 우리 고객들을 그냥 습관적인 관계로 봐왔다면 이제는 그 습관적 관계를 뛰어 넘어 기업이 잘 대하고 보살펴서 꼭 되돌아 다시 찾게 하는 손님이 되도록 해야만 하는 절박감이 거기에 묻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Q6. 민경중 센터장님 저희 좋은 아침도 변해야 한다는 말씀처럼 애청자들을 위해 어떻게 변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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