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 Jul 10, 2013 · 7 MIN
2013/7/11 아저씨 도감, 젊은 여성들이 주요 독자라고요?
from 민경중의 트렌드 · host CBS
일본의 '아저씨'를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까닭은? Q1.민 센터장님 안녕하세요? 오늘은 일본의 아저씨 얘기를 해주신다구요? A1. 그렇습니다. 우리가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미우나 고우나 결국 옷깃을 이으면 동아시아든 국제무대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데요. 과거 일본에서 10년 유행한 트렌드가 결국 한국의 트렌드로 자리 잡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워낙 정보공유가 빠르게 이뤄지면서 간극자체가 많이 좁혀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일본의 흐름을 읽으면 우리의 미래가 보이는 분야가 있습니다. 그중 고령화 사회와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한 일본 중년층들의 준비모습을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도 이제는 심각하게 세대격차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는 점에서 오늘은 이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Q2.저희 좋은 아침이 젊은 청취자들도 많지만 아무래도 중년층 애청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그 분들에게 공감이 갈만한 얘기일 것 같네요. A2. 맞습니다. 제 주위를 살펴보면 오히려 저희 같은 50대 이상의 세대들은 은퇴이후의 삶을 준비하기 보다는 그동안 직장에서의 승진과 가족의 생계부양이라는 두 가지가 최대의 목표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고요. 정말 오늘 트렌드 방송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난해 일본에서 아주 선풍적인 인기를 끈 책이 한권 있습니다. 제목은 ‘아저씨 도감’이라는 책입니다. 나카무라 루미 32살의 여성이 펴낸 이 책은 일본의 5~60대 중년 남성들을 4년간 취재하고 관찰하며 일러스트로 남긴 그림책입니다. 중년 남성들의 행동과 장소에 따라 48가지 유형으로 세분화하고 코멘트를 달았는데요. 예를 들어 책에 나온 유형들은 거리에서 캔 음료를 마시는 아저씨, 양복을 입은 아저씨, 전철에서 졸고 있는 아저씨, 공원벤치에서 잡지를 보거나 운동하는 아저씨, 둘씩 짝지어 다니는 아저씨 등등 매우 다양한 모습들을 마치 식물도감처럼 일러스트로 그려 놓았습니다. Q3. 그냥 말씀만 들어서는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요? A3. 저도 처음에 그렇게 생각했는데요. 이 여성작가는 학생시절부터 일본의 중년 남성들을 관찰하고 특유의 모습을 스케치했다고 합니다. 즉 졸고 있는 아저씨를 그리더라도 전철에서 자기 계발서를 손에 들고 졸고 있는 아저씨, 식사를 마치고 잠시 잠들어 피곤한 몸을 달래는 아저씨, 어학 도서를 보다 잠든 아저씨 등으로 세분화했다고 하구요. 마치 식물도감에도 장미라면 쌍떡잎식물강 > 장미목 > 장미과로 세분화 하는 것처럼 아저씨도 세밀하게 분류해놓았는데 그 모양이 너무 사실적입니다. 여기에는 은퇴 후 잘나가는 아저씨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깨가 축 쳐진 채 힘없이 걸어가는 아저씨 등을 묘사하면서 어쩌면 자기 자신의 모습이거나 혹은 자신의 아버지를 투영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고 합니다. 작가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겉모습만으로 알 수 없는 아저씨들의 삶을 관찰자의 입장에서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표현함으로써 결국에는 내면까지 읽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저씨들의 행동과 말투에는 오랜 시간 시대를 걸어온 인생이 담겨있고 때로는 재미있거나 시시하거나 위선적 일수 있지만 그 안에 훌륭함이 감춰져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이 책의 인기에 힘입어 일본사회에서 ‘아저씨’가 재조명받게 됐구요. 일본의 이른바 단카이 세대의 삶을 조망하고 관심이 쏠리는 아저씨 트렌드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Q4. 단카이 세대란 어떤 세대를 일컫는 말입니까? A4. 쉽게 말씀드리면 일본 패망이후 1947년에서 1949년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세대를 일본에서는 단카이(だんかい, 團塊)세대라고 부르는데 단카이란 ‘덩어리’라는 뜻입니다. 일본은 보통 정년퇴임이 65세로 우리보다 좀 긴데 바로 이 세대가 2012년 지난해부터 은퇴를 시작하면서 일본 어딜 가든 중년층 아저씨들이 넘쳐난다고 합니다. 이들은 일본의 7-80년대 고도성장을 이끌고 일벌레처럼 살아왔습니다. 그 대신 장기불황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층에 비해 경제적 여유가 있고 소비력도 왕성합니다. 최근 일본 내수시장의 활성화가 바로 이 세대가 지갑을 열기시작하면서 시작됐다고 분석할 정도입니다. ‘아저씨 도감’이라는 책을 과연 누가 가장 많이 샀을까? 주 독자층은 주로 아이러니하게도 젊은 여성들이었다고 합니다. Q5. 젊은 여성들이 왜 많이 사서 봤을까요? A5. 대체로 소심하고 소극적인 젊은 세대와 달리 아저씨들은 대범하고 망설임이 없이 행동하고 오히려 그런 점이 곁에 있는 아버지나 삼촌을 보는 것 같아 호감을 사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도 오랫동안 세대간 격차와 갈등으로 몸살을 알아왔는데요. 이 책을 통해 젊은이들이 기성세대를 이해하고 ‘재미있다’고 인식하는데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세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죠. Q6. 그렇다면 오늘 트렌드 시사점은요? A6. 일본이 세대간 갈등의 단계를 넘어 상호 이해의 단계로 넘어가는 상황까지 왔다면 반대로 우리는 세대간 갈등이 막 심화되는 단계가 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단카이 세대보다 우리의 베이비붐세대는 약 10년 정도 늦은 1955년부터 63년생으로 가늠해 볼때 바로 이 세대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은퇴이후의 삶을 고민해야 하는 실질적 단계로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 즉 아저씨 세대를 꼴통 보수로 보고 있지만 과거 70년말 산업화와 80년대 민주화 과정을 이끈 누구보다 진보의 세대였거든요. 만약 이런 갈등을 우리가 방치하고 준비하지 않는다면 고령화사회에서 정말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양대 전영수 교수는 ‘은퇴이후의 중년보고서’라는 책에서 한국이 저성장사회로 바뀌면서 파이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살아남자면 스스로 무장해 경쟁력을 키우고 은퇴 후 삶을 준비하고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 키워드로 중년탐색, 가족갈등, 직장위기, 은퇴자금, 여가모색, 탈출전략의 6가지 전략으로 은퇴를 준비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제 서점에 가보니까 ‘중년예찬’,'은퇴의 기술‘,나는 치사하게 은퇴하고 싶다, ’은퇴 후 8만 시간’, ’나는 매일 은퇴를 꿈 꾼다’ 등등 수 십여점의 은퇴관련 서적들이 서점가에서 한 코너를 차지하고 있던데요. 이것도 일본 사회에서 이미 먼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를 목격하고 경각심을 갖는 하나의 트렌드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도 한권 샀는데요. 여러분도 우리보다 약간 앞선 일본의 트렌드를 반면교사로 삼아서 오늘 여러분의 하프타임을 어떻게 보낼지 한번 생각해보시면 어떨까요? Q5.민경중 센터장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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