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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 Dec 8, 2014

# 21-1 신춘문예, 비긴 어게인 (2) - 손보미『담요』

from 교보문고 낭만서점

허희 : 보통 시대를 정리하는 것은 그 시대가 완전히 끝난 다음에야 가능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2010년대 소설이 2000년대의 연장이라고 보는 입장이에요. 제가 이 부분을 정리하면서 물론 저의 관점으로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신뢰하는 평론가님의 견해를 참조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서 정웅수 평론가님을 참조했습니다. 우선 80년대 이야기부터 잠깐 하자면 이 때는 정치적 열망과 이념적 중압감이 문학에 작용을 했던 시절이죠. 그런데 90년대 이르면서 한국소설은 내면성의 귀환이라는 명제로 대변이 되었고 현재는 새로운 감각에 기반을 둔 미학적 스타일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리얼리즘 소설에서 벗어나서 환상성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도 하고요.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들의 시선을 도입하기도 하고요. 또 만화적이고 우주적인 상상력을 확장하면서 다양한 개성들을 가진 소설들이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2000년대 소설의 특징적인 변화가운데 하나는 고시원, 반지하 셋방을 배경으로 한 빈곤의 이야기가 급증했다는데 있습니다. 이것은 제가 볼 때는 IMF시기를 거쳐서 성장한 젊은 작가들에게서 이러한 경향을 많이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여기에 대해서 긍정적인 목소리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 현실과 대면하기를 꺼려하고 도피하는 무력한 자아의 개인주의다라고 평가한 비평가도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개인을 무력화하고 압도적인 세계의 비정함을 개인적인 방식으로 대처하려는 그런 시도다라는 전제에서 도출된 의견인데요. 우리가 현재 출구 없는 어떤 봉쇄된 세계를 살아간다는 점에서 어떻게 보면 정직한 대처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래서 2010년대 신예작가에 대해서 명확하게 이 작가들이 이러한 경향을 갖고 있다고 하기 보다는 2000년대의 과제들, 모든 것이 막혀 있는 상황을 골똘하게 응시하면서 어떤식으로든 그것에 대응하려는 그런 시도를 2000년대에 걸쳐서 2010년대의 소설 역시 계속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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