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 Mar 20, 2017
87회. 억압 이후의 억압 - 응구기 와 시옹오, 『피의 꽃잎들』
from 교보문고 낭만서점
『피의 꽃잎들』은 독재 정권에 대한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작가를 투옥되게 한 문제작이다. 1977년, 식민주의자들과 결탁한 신식민주의자들의 문제를 파헤친 이 작품을 발표한 후 당시 부통령이자 1982년부터는 대통령이 되어 이십 년 동안 장기 집권한 대니얼 아랍 모이의 분노를 사고 투옥되었던 것이다. 투옥 가능성을 감수하고 써 내려간 『피의 꽃잎들』은 자본주의와 부패한 권력자들에게 농락당하는 농민과 지식인의 처절한 삶을 기록하고, 식민 지배자였던 백인 세력과 야합하여 민중을 배신하고 그 위에 군림하는 기회주의자들을 고발한다. 작가란 “마음의 의사요, 공동체의 영혼”이라 규정했던 응구기이기에 이 작품 역시 고통받는 민중을 대변하면서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있다. 수감된 상황에서도 그는 김지하 시인의 「오적(五賊)」에서 영감을 얻은 작품인 『십자가 위의 악마』를 썼는데, 종이가 없어 화장지에다 써 내려갔다고 한다. 구체적인 기소나 재판 절차 없이 수감되어 있던 그는 국제사면위원회의 석방 노력 덕분에 1년 만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그 후 1982년, 응구기는 기쿠유어로 썼던 『십자가 위의 악마』를 직접 영어로 다시 써서 출간한 후 홍보차 영국에 갔다가 케냐 독재 정권의 살해 음모를 알아채고 귀국하지 못한 채 유랑하게 된다. 이후 영국에서 한동안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예일 대학교, 이스트매사추세츠 대학교, 스미스 대학교, 미시건 대학교, 뉴욕 대학교 등에서 객원 교수를 역임하며 미국에서 작품 활동을 계속해 갔다. 그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여전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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