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편 - 엉뚱하면서 따뜻한 상상력으로 만든 세 남매 이야기 episode artwork

EPISODE · Apr 27, 2015

특별편 - 엉뚱하면서 따뜻한 상상력으로 만든 세 남매 이야기

from 교보문고 낭만서점

허희 : 제가 정세랑 작가의 이 책『재인, 재욱, 재훈』을 읽고 느낀 생각은 재인, 재욱, 재훈과 같은 친구들이 제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작가가 인물을 다루는 방식을 보면 소설 안에 악인이 없어요. 나쁜 사람이 없습니다. 물론 악당같은 인물들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 악당이 요즘 소설이나 영화에 비한다면 참 착한 악당들입니다. 얘네들을 악당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악당들인데요.(웃음) 작가들이 이루고자 하는 작품세계가 있다면 아마도 정세랑 작가는 나쁜 세계와 인간들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그것을 향해서 어떤 단절을 선언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말을 한다면 누군가는 그런 나쁜 세계와 부딪히고 싸워야 하는 건 아니냐. 그냥 단절된 채로 좋은 쪽만 바라보는 게 어쩌면 무책임한 낙관이고 회피가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때 단순한 도피로서 악인들과 단절하고 상냥한 인물들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나쁜 속성들이, 속해있는 세계에서 설 자리를 좁혀버림으로써 나쁜 인물들의 면전에서 고개를 쌩하고 돌려버리는 거죠. 그렇게 나쁜 것들이 이 세상에서 힘을 잃어버렸으면 하는 그런 바람들과 노력으로 읽혔습니다. 그러니까 정세랑 작가의 세계에서는 친절한 인물들이 가진 다정한 부분에 집중 하고 그들에게 귀를 기울여주고 목소리를 줍니다. 반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폭력을 휘두르는 인물들에게는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입니다. 나쁘고 못된 폭력에 맞서서 이런 건강한 태도로 일관해주는 사람이 친구라면 아마 든든할 것 같습니다. 친구보다 회사의 상사, 인사과의 과장님이면 참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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